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김난도를 읽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통제불능의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방법중에 하나가 감정놀이다. 아이들에게 화남, 미움, 짜증, 좌절, 실망 등의 카드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이 느꼈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사실 왜 자기가 그렇게까지 감정이 폭발했는 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니가 느꼈던 감정은 이것이었단다 라고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달라진다. 다음 번에 같은 경우가 발생할 경우에도, 아, 지금 내가 화가 났구나 하면서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하게 되고,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최단기간 밀리언셀러 에세이를 썼던 김난도 교수는 바로 이 감정놀이를 잘하는 사람이다. 왜 이렇게 아픈지 힘든지 좌절스러운 청춘들에게 '청춘'이라서 힘든 거란다. 라고 당위를 준 사람이다. 때로는 힘든 상황을 빠져나가는 해법을 알려주는 거보다, 그 힘든 상황에 이름을 붙여주고 당위를 주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한 위로가 되는데, 바로 이 지점을 짚어낸 것이다.

두 번째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역시 다르지 않다. 어려움을 돌파할 해법따위는 없다. 그러니까 견뎌라라는 것이 요지다. 단지 '어른'이면 힘들다라고 다시 한 번 당위를 준다. 누구나 힘들며 힘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 일갈한다.

이런 방법은 사실 내용보다는 말하는 화자가 더 중요하다. 아이가 달라졌어요란 프로그램에서도 아이또래에 누군가가 감정놀이를 지도하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나를 아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어른이 설명을 해주기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이명박대통령이 어른은 원래 힘들다라고 해봐야 감명이 오지 않는다. 평소에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사람이 어른은 원래 힘들다라고 해야 감명이 온다. 기업가로 안철수, 종교계에서 혜민스님, 그리고 여기저기서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했던 김난도 교수이기에 이만큼이나 사회에 공명을 울릴 수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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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중에서는 리셋! 내 인생 부분이 가장 나에게 와 닿았다. 리셋을 누르면 깔끔하지만,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을 전부 날려야한다. 보통 작업한 내용이 아까워 리셋을 못 누르는데, 사실 그거 별 거 아니니까 잘 생각해보고 눌러야할 때는 눌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는 올해 3월에 리셋을 한 번 눌렀다. 4년 다녔던 삼성엔지니어링을 관두고 될지 안 될지 모를 벤처에 들어왔다. 관두는 것을 1년을 고민했는데, 마지막 한 달 동안은 정말정말 내적 갈등이 많았다.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모든 회유를 동원해 나를 잡으려고 했다. 원하는 부서, 원하는 직책으로 무조건 옮겨줄테니 한 번 더 도전해보고 관두어도 늦지 않다고.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 내가 나가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다른 부서에서 일해봤는데 적성이 맞을 수도 있고, 1년 더 일하면 돈도 더 세이브하고 나갈 수도 있는 것이고.

그래도 리셋을 눌렀다. 내가 흔들린 이유가 단지 대기업이 싫어서 그런 건지 정말로 이 곳이 나랑 안 맞아서 그런 건지 직접 알아봐야했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이 곳에서 나가고 싶어서 대는 핑계인지 아니면 정말로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런지 알아봐야했다. 대신, 포기해야하는 것을 확실히 받아들였다. 내 예측가능한 커리어,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은 확실히 포기했다. 작업한 내용을 확실히 날렸다. 그래서 내가 흔들린 이유가 진짜 무엇때문인지 곧 알 수 있을 것 같다.  리셋의 대가로 그것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대기업에 다닐 때보다 조금의 더 흔들림으로 조금 더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바로 그 직전까지는 아이, 바로 그 후부터 어른이 되는 그런 순간은 없다. 모든 일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완벽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도 없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자기가 생각하던 어른의 모습에는 이르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다만, 사람의 인생은 언제나 흔들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흔들리지 말아야할 절대적인 한 두 가지를 찾아낸다면 바로 그 순간부터 어른이다.




2012년 9월 15일 토요일

멘토링이란 단어는 언제부터 한국에서 쓰였을까.



회사 블로그에 직접 써서 올린 글인데. 아까워서 내 개인 블로그에도 퍼 왔음. 

원문은 여기로. http://menple.tistory.com/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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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0분 직업멘토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멘플입니다. 

멘플도 멘토링 + 피플의 합성어인데요.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멘토링이란 단어가 언제부터 한국에서 쓰인걸까? 

분명히 제가 어릴 때는 쓰지 않던 단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한 번 조사해봤습니다. 


일단 멘토링이 영어니까, 미국에서 들어왔을 거라 생각하고 미국쪽 상황을 봤습니다. 2004년까지 밖에 보이지 않지만, 암튼 2004년 이전부터 늘 쓰던 용어라 보입니다. 한국 사정은 어떨까요? 




2006년 전후로 멘토와 멘토링이란 단어가 유통되기 시작해서, 2010년 6월에 갑자기 폭발적으로 유통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언제부터 쓰였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네이버에서 기간한정 검색으로 멘토링을 검색해봤습니다. 

 

1999년에는 검색결과가 안나오네요. 

 
2000년 검색결과가 처음으로 뜨는데, 9월 10월에 국민일보에서 멘토링이란 개념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가장 첫 기사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기사 자체도 멘토링이 무엇인가 소개만 하는 기사입니다. 

이후 교회를 중심으로 계속 단어의 유통량이 늘어나다가 2010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2010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한 번 살펴볼까요. 

 

바로 위대한 탄생이 있었습니다. 공중파에서 멘토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데다가, 김태원이 바람직한 멘토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면서 누구나 멘토링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것이죠. 

그 이후 잠시 유통량이 줄었다가 안철수 청춘 콘서트,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에 의해 다시 멘토링이란 단어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2000년에 한국에 처음 개념이 도입이 되어, 2010년부터 김태원, 안철수, 김난도 등에 의해 대중적으로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멘토링을 더욱 더 활성화하는데 멘플이 앞장 서보겠습니다. 멘플에서 좋은 멘토링 가져보세요~~!! 


2012년 9월 13일 목요일

SNS 관점에서 본 애니팡 성공의 이유.



며칠 전에 체인지팡팡 공략 포스팅을 올렸는데, 그 결과는 가히 놀라웠다. 


체인지 팡팡 공략으로 검색해서 네이버 제일 위에 노출이 되었고, 애니팡, 체인지팡팡으로 검색해도 첫 화면에 노출이 되면서, 



하루에 20명 30명 오던 블로그에 갑자기 300명이 넘게 왔다. 오오. 애니팡이 아닌 체인지팡팡인데도 이 정도인데, 애니팡 포스팅을 올렸으면 얼마나 올까 설레던 중, 드디어 앱스토어에 애니팡이 올라와서 바로 설치. 

 

부푼 가슴을 안고 설치하여 게임을 하였으나..... 실망했다. 비주얼드, 체인지팡팡보다 게임성이 후지다. 

첫 째로 8x8 블락이 아니고 7x7이라서 자주 막힌다. 하다보면 전체에서 풀 곳이 한 개 밖에 안 남아 마냥 어디있지 어디있지 헤메게 되는데 이게 좀 짜증난다. 때문에 콤보를 이어가기가 어렵다. 둘째로 터치감이 좋지 않다. 분명히 밀었는데 입력 안 되는 경우도 꽤 자주 보이고. 셋째로 폭탄이 전략적으로 애매하다. 폭탄을 쓰면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콤보가 끊긴다. 폭탄이 생기면 이걸 언제 써야 고민해야 된다. 넷째로, 잔 버그가 꽤 있다. 블럭이 이동한채로 멈춰버리는 경우도 있고.. 

암튼 비주얼드류 퍼즐게임 오래 한 유저로서 단언컨대, 애니팡 게임은 진짜 못 만들었다. 

그런데, 며칠 쓰다 보니 이 게임이 이렇게 히트한 이유를 알았다. 애니팡은 잘 만든 게임이 아니고 잘 만든 SNS다. 이게 700만 다운로드, 동접 100만을 이룬 이유다. 그럼, 왜 그런지 살펴보자. 



1. 게임 내부적인 요소

사행성. 
이 게임 다시 말하지만 못 만들었다. 콤보가 이어지는 조건도 일정하지 않은 것 같고, 터치감도 좋지 않다. 이 게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다. 내가 실력이 좋다고 항상 고득점이 보장되지 않고 실력이 나쁘다고 무조건 저득점이 나오는 게 아니다. 그 판 그 판 어떤 패를 받는가, 콤보가 얼마나 운 좋게 나오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다보니 '다음 판에 운이 한 번만 좋으면' 이란 생각을 하게 되고, 이 생각 때문에 게임을 계속 하게 된다. 게다가 순위게시판에 나보다 못할 거라 생각한 친구가 나보다 상위에 있으면 더욱 더 불타 오르게 된다. 이 사행성으로 게임을 계속 하게 만들었다. 

레벨시스템
친구랑 비교가 되다보니 점수는 중요하다. 누구나 고득점을 올리고 싶다. 하지만 실력으로 게임이 커버되는 영역이 한정적이다 보니, 추가 득점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여기서 레벨이 오르면 오를 수록 보너스 점수를 더 받게 되니, 레벨 업을 하기 위한 유인이 상당히 강하다. 게다가 레벨업할 때마다 무엇보다 소중한 하트를 다시 꽉 채워주니, 레벨 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유한한 게임기회. 

보통은 게임은 무한히 할 수 있도록 하고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파는데, 애니팡은 생각을 바꿔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판다. 레벨업이 되거나, 토파즈를 쓰거나, 하트를 다 쓰고 40분이 지나거나, 친구한테 하트를 받거나, 돈을 쓰면 게임할 수 있는 기회인 하트를 더 얻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 번에 5번밖에 게임을 할 수 없다. 내 맘대로 되지는 않는 게임을, 5번 안에 고득점을 내서 친구를 이겨야한다. 한 판 한 판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더더욱 집중하게 되며, 결국엔 턱없이 부족한 5번에 만족하지 못하고 부가적인 기회를 찾아 게임이 마련한 시스템으로 진입하게 된다. 


 2. 게임 외부적인 요소

리더보드.

친구들의 순위가 게시판형식으로 노출되는데, 이게 경쟁 심리를 자극한다. 다른 게임에도 리더보드는 있으나 이 게임처럼 맨 첫 화면으로 빼놓지는 않았다. 체인지팡팡처럼 모르는 사람들과 순위를 겨룰 때보다, 아는 사람과 순위다툼을 할 때 훨씬 더 동기부여가 강하다. 리더보드를 맨 앞으로 내세움으로서 대놓고 경쟁심리를 부추긴다. 역시 게이머는 다시 한 번 게임을 하러 갈 수 밖에 없다. 

하트선물시스템. 

이게 바로 카카오톡 플랫폼의 효과를 극대화한 애니팡의 신의 한수였다. 위에 이유로 하트가 필요한데, 40분 기다리기도 싫고, 돈내기도 싫다. 결국 친구한테 하트를 받아야하는데, 하트를 받을라면 일단 보내야 된다. 우리나라 정서상 받으면 돌려주니까. 이 때 내 하트를 나누어주는 개념이 아닌, 아무런 조건 없이 하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애니팡 성공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밑지는 거 없으니 마구마구 하트를 날리는 거다. 그리고 하트를 보내면, 애니팡 내부에서 하트가 교환 되는 것이 아니고 카카오톡의 채팅창으로 하트가 보내지는데, 이를 통해 애니팡은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닿을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애니팡앱에 숫자 1이 뜨면 무시하지만, 카카오톡앱에 숫자 1이 뜨면 반드시 열어보지 않는가. 더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애니팡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이 카카오톡 채팅창을 이용한 하트선물 시스템은 SNS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몇 년동안 연락안한 친구에게 연락해본 적이 있는가? 전화는 물론 상당히 부담스럽고, 페이스북으로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애니팡으로 하트 선물은 할 수 있다. 내가 베풀어주는 것 아닌가. 3년만에 하트를 주면서, 나 아직 너 잊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위처럼 몇 년만에 다시 대화를 할 수도 있다! 하트 선물 시스템을 이용해 애니팡은 단순 소셜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이용한 또 하나의 독립된 소셜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하고 소셜 게임의 새 장을 열었다. 바로 이게 다른 어떤 소셜게임도 해내지 못한 700만 다운로드, 100만 동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모바일 게임이 히트하리라고 누구나 예상을 했지만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성공할지 모르던 상황에서 처음으로 모범답안을 보여준 선데이 토즈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애니팡에 이은 또 다른 진화된 소셜게임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2012년 9월 10일 월요일

손자병법 - 손자를 읽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이 유명한 말이 바로 손자병법에 나온 말이다. 그런데 약간 원전과는 다르게 퍼졌다. 원전에는 地形 편에 지피지기면 승내불태(勝乃不殆), 지천지지면(知天知地) 승내가전(勝乃可全)이라 하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고,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 승리는 곧 온전하다 하였다.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지지는 않을 뿐, 이기기 위해서는 해당 전쟁의 지형과 상황 및 주변 제후국의 정황과 적장의 심리까지, 말하자면 전장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 하였다.

또 計편을 보면,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고, 전쟁을 할 것이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데,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 순으로 중요하다 한다. 도는 임금의 덕이요, 천은 하늘의 뜻이요, 지는 지형적인 유리함이요, 장은 좋은 장수를 일컬음이요, 법은 내부의 법과 제도가 얼마나 잘 섰는지를 얘기하는데,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임금의 덕. 임금이 얼마나 자기나라와 다른나라를 잘 알고 싸울 때를 잘 결정하느냐, 위임을 잘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스타리그 최고의 지략가로 꼽히는 선수로는 임요환이 있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허허실실'을 잘 쓴 선수로 뽑을 수 있는데, 상대로 하여금 나의 허를 보게 한 뒤 전혀 예상 밖의 플레이로 단 숨에 제압해버리던 스타일이었는데, 이는 보는 사람에게는 가장 재밌는 플레이지만, 손자의 관점으로 볼 때는 최선의 병법은 아니었다.


예전에 스타리그를 볼 때 가장 싫어했던 선수가 최연성이었다. 그의 플레이는 재미가 없었고, 그의 상대방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말 숨이 콱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를 찔러도 다 막아내며, 한 두 번의 실수 후에도 안정적으로 멀티를 떠서 그는 강해지기만 할 뿐 공격을 나와 역전을 허용할 조금의 가능성도 남기지 않기에 전혀 약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이리해도 안 되고 저리해도 안 되니 결국 포기하는 심정으로 돌을 던지게 되니, 최연성은 결국 공격 한 번 안하고 이긴 적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손자가 말하던 '좋은 승리'였다.

관중의 입장에서는 재미없지만, 그의 플레이는 전형적으로 손자의 철학을 실현하는 플레이다. 확실히 이길 것 같지 않으면 절대 싸우지 않으며, 싸울 때에는 완전히 압도해버려 다시는 일어설 가능성조차 남기지 않았던가.

생각해보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싸워야 할 때를 아는 것이다. 싸워도 되지 않을 때 싸우는 것도 안 좋고, 싸워야만 하는데 도망가는 것은 더더욱 좋지 않다. 그리고 그 싸워야 할 때를 알기 위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지지 않을 뿐.

고로, 1승에 기뻐하기 보다 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대비할 지어다. 마침내는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으리니, 그것이 최상의 병법이다.


2012년 9월 6일 목요일

체인지팡팡 공략.






오늘은 이 블로그 처음으로 한번도 올리지 않은 게임 공략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는데, 나름 독서블로그라는 지적;인 이미지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싶기도 했고 게임을 블로깅으로 올리기엔 하도 수고로움이 많았기에. 그러나 오늘은 자랑질겸 공략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현재 체인지 팡팡은 아이폰 무료에서 6위. 안드로이드에서 애니팡이 뜬걸 보고 잽싸게 아이폰에 출시하여 완전 성공했지요. 애니팡은 비쥬얼드 블리츠처럼 단순 기록 비교이나, 여기는 한 방에 4명이 동시에 배틀을 하는 개념으로, 훨씬 더 이겼을 때 쾌감 + 졌을 때 짜증이 2배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실 기본 컨셉은 원조인 비쥬얼드 블리츠를 완전히 베꼈습니다. 같은 모양을 가로나 세로로 3줄 이상 맞추면 없앨 수 있고, 4줄이상 맞추면 하이퍼 블럭이 생겨 폭파라던가 한줄 통째로 없애기 같은 특수능력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민망하지만, 좀 자랑하자면 비쥬얼드 블리츠는 좀 잘하는 편입니다. 주중에 한 두번씩 2년 넘게 하는 중이고, 40만점은 보통 찍고 잘나오면 50만점, 피닉스같은 아이템을 쓰면 100만점종종 찍습니다. 


체인지 팡팡도 꽤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승률이 157승 147패로 51프로. 여기서 승은 4명방에서 우승을 해야 1승이기 때문에 전체 게임중 50퍼센트 넘게 우승했다는 것으로, 아직까지 저 이외엔 승률 50 넘기는 사람 아직 못 봤습니다. (자랑질 작렬-_-;)

이 정도면 꽤 잘하는 편이라 자부하나, 인터넷 세상은 넓기에 물론 저보다 잘하는 초고수님들도 계시겠지요. 그래도 나만의 노하우로 체인지 팡팡을 공략해 보겠습니다. 


일단 점수체계가 비쥬얼드랑 약간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비쥬얼드의 경우 어떻게든 하이퍼블락을 많이 만들어서 점수를 배로 올려주는 multiplier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지만, 체인지 팡팡의 경우 그딴 거 없고 무조건 쉴새없이 블럭을 없애서 콤보를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1분동안 최대점수를 올린 사람 혹은 가장 먼저 100만점을 돌파하는 사람이 우승인데, 보통 22콤보 정도 찍으면 100만점 찍습니다. 콤보는 보통 1초 안에 연속해서 블럭을 없애면 유지되고 1초 정도 머뭇거리거나 삽질하면 해제되기에, 어쨌든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최대콤보를 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럼 공략을 시작해보지요.

1. 위에서부터 없애라. 

맨처음 시작할 때, 1초정도 스윽 전체적으로 훑어봅니다. 어느 지역에 어느 색깔이 많은지 정도만 파악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보통 연쇄를 노리기위해서 아래쪽을 먼저 공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서 새로 떨어지는 블락이 운이 좋아 연쇄가 일어나길 바라면서) 이럴 경우 위쪽 상황이 내가 파악한 첫 그림과 달라져 흠칫하고 잠시 살펴야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체인지 팡팡에서 1초 흠칫하면 콤보가 끊기기 때문에 이는 치명적입니다.

반면 위에서부터 없애기 시작하면 아래쪽은 내가 봐둔 그대로기에 일단 3,4콤보는 기본으로 먹습니다. 여기서 리듬타면 20콤보가서 100만점 찍는 거고 중간에 끊겨도 초반 콤보는 중요하기 때문에 위에서부터 없애는 것이 낫습니다.

게다가 3개를 맞추던 4개를 맞추던 5개를 맞추던 똑같은 1콤보이기 때문에, 굳이 전략적으로 한번에 여러개 맞출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콤보가 끊기지 않는 것.

2. 리프레쉬를 활용하라. 

보통 시작과 동시에 주는 패가 후합니다. 기본적으로 3,4군데 공략할 곳이 있지요. 하지만 중간에 하다가 막히면 전체 64개 블럭중에 풀 수 있는 곳이 1곳 밖에 안 남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과감하게 리프레쉬를 활용해서 다시 후한 패를 받고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1개씩 겨우겨우 풀어봐야 콤보는 쌓이지 않거든요.

문제는, 이미 만들어놓은 하이퍼 블락이 아깝다는 거죠. 하이퍼 블락 펑펑 터트리면 단발 역전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하이퍼 블락은 연출만 화려하지 점수가 그렇게 후하지 않습니다. 그거 다 터트려봐야 역전하는 경우 별로 없습니다. 하이퍼블락 아까워하지 말고, 막힌다 싶으면 과감하게 리프레쉬를 쓰세요.

3. 힌트도 활용하라. 

체인지 팡팡에서는 방해아이템이 있어서 갑자기 화면이 블라인드 되거나 몇몇 블락이 못움직이게 쇠사슬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순발력있게 힌트를 활용해서 콤보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수 좋으면 블라인드 효과 해제될 때까지 콤보를 이어갈 수도 있구요. 물론 콤보를 못 있겠다 싶으면 리프레쉬 쓰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입니다.

위에서부터 없애고, 리프레쉬와 힌트를 활용하여 콤보만 이어간다면, 체인지팡팡의 강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콤보 안 끊기는 것. 하나를 없애면서 눈은 항상 다른 곳을 찾는 2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이 체인지팡팡의 고수가 되는 비법입니다.

그럼, 즐거운 체인지팡팡하시길!

2012년 9월 3일 월요일

와이어드 - 데브 펫나이크 를 읽고.


나이키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운동선수 출신의 직원이 누구보다도 운동선수들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회사 전체적으로 오토바이 타는 문화가 있고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회사와 실패하는 회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공감이다. 공감을 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책의 요지다. 공감해라. 안 그러면 죽는다. 
이 쉬운 걸 왜 그 수많은 기업들을 실천을 못할까? 첫 번째는 회사가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가를 점점 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명확한 대상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다가도,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을 만들다 보면, 결국 누구를 위해서 제품을 만드는가가 점점 불명확해진다. 누구를 위해서 만드는 지 모르는데, 공감을 어떻게 하나?

두 번째로는 고객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숫자와 차트만 보고 이렇게 저렇게 만들면 좋아하겠지? 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엄한 제품을 내놓고 고객들은 점점 멀어지는데 계속해서 숫자와 분석만 가지고 더한 삽질을 하게 된다. 

고객을 가슴으로 이해하려면 직접 만나봐야 한다. 그들과 생활을 같이 하면서 숫자에 안 나오는 니즈를 찾아내야한다. 가정용 세제와 청소용품을 만들던 크로록스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싼 가격에 더 강력한 세정능력을 가진 세제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 이 때 저자가 가족을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는 엄마들의 희생을 강조하는 비디오를 찍어서 임원들에게 보여줬고, 엄마를 영웅으로 만드는 캠페인을 펼치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여 성공했다. 

들으면 이렇게 쉬운데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감을 위한 솔루션을 주장하면 좀 뜬금없기 때문이다. 숫자가 아니라, 고객이 이렇다! 라고 얘기하는데 이게 좀 정성적이고 추상적인 면이 많아서 숫자로 표현이 잘 안된다. 때문에 실패했을 때 부담이 더 크다. 숫자가 있을 땐 숫자가 이래서 했으니 나는 정당했다라는 면피가 있지만, 고객이 이렇다 라고 들어가면 면피할 건덕지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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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새 기획하는 일은 30분 멘토링 플랫폼 멘플을 띄우는 일이다.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다. 와이어드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우리의 대상은 취업을 원하는 사회초년생이고, 그들을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게다. 

여기서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 젊은이 들은 꿈이나 적성은 둘째치고 돈만 많이주고(대기업, 금융권등) 무조건 안전한 (공기업, 의사 외 전문직)을 원하는가 아니면 진정 원하는 것이 있는데 못찾고 있을 뿐인가. 

우리의 판단은 후자다. 일단 들어가고 봐야하기에 눈이 좁아졌지만,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단지 그 동안 다른 가능성 자체를 알 통로 자체가 없었다는 것뿐이고, 우리가 그 통로를 제공해 준다면 고객인 취업을 원하는 초년생과 공감에 성공할 수 있을 거 같다. 

과연 공감했는지는 결과만이 알려줄테니, 지켜보자. 곧 알게될 테다. 정말로 멘플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었는지.